세계의 자동차부품 회사
[STRADA no.90 2008 .01]
지난해 11월 14일, 도쿄에서 뉴스가 날아들었다. 닛산과 보쉬가 하이브리드 시스템 및 관련 부품의 공동 개발을 위한 ‘포괄적 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이었다. 1990년대 초, 좌초의 위기에 몰리면서 연구·개발비를 대폭 삭감한 닛산은 토요타와 혼다의 하이브리드 기술에 맞서기 위해 클린 디젤 및 전기 기술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고심해 왔다.
이번 협정을 계기로 닛산은 연구·개발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하이브리드카의 출시를 앞당길 수 있게 됐고, 보쉬는 닛산 그룹의 계열사인 히타치와 손잡으면서 하이브리드용 배터리의 개발 부담을 덜게 됐다. 서로 득이 되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닛산은 보쉬와 손잡고 개발한 하이브리드카를 빠르면 2010년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서로 다른 역사와 개성 뽐내 보쉬는 지난 2004년 하이브리드 전문 개발 부서를 세우고, 100명 이상의 직원을 투입해 마이크로(Micro)·마일드(Mild)·스트롱(Strong) 등 세 가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놓은 상태. 보쉬는 유압전기 방식의 브레이크와 멈춰 설 때마다 시동을 켜고 끄는 ‘스톱 & 고’ 시스템을 접목해 하이브리드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기술을 고집하는 토요타와 혼다에게 보쉬와 파트너를 이룬 닛산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일본의 하이브리드카 경쟁은 3파전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닛산이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90%를 장악한 토요타의 기세를 꺾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혼다와의 접전은 조심스레 점쳐지는 분위기. 보쉬가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을 유발한 셈이다.
이번 소식은 자동차 부품 업체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작은 예에 불과하다. 자동차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부품 업체의 역할과 위상도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가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들지 않는 이유는 경제논리와 맞지 않아서다. 변속기 등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하는 벤츠나 토요타 역시 수많은 업체와 손잡고 부품을 개발해 쓴다.
최근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2006년 OEM 납품실적 기준으로 100대 자동차 부품 업체의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쉬의 차지. 델파이와 덴소,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존슨콘트롤즈가 그 뒤를 바짝 뒤쫓았다. 이들 업체의 규모는 자동차 메이커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보쉬의 2006년 매출액은 59조 원에 달한다.
서로 다른 전문분야만큼 이들의 시작점도 각양각색이다. GM과 포드에 스틸 패널을 공급했던 레어나 비틀에 속도계를 납품하며 사세를 키운 지멘스처럼 애당초 자동차 부품을 만들었던 곳도 있다. 반면 온도조절장치를 발명한 존슨콘트롤즈나 고무 제품을 만들던 콘티넨탈처럼 나중에 자동차 부품 사업에 진출한 곳도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계열사로 출발한 곳도 적지 않다. 델파이는 GM, 비스티온은 포드 소속이었다가 분리되었다. 아이신·덴소와 토요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그룹처럼 독립 법인이지만 모기업과 지분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있다. 역사도 제 각각이다. 자동차 역사와 궤를 같이 해 온 지멘스가 있는가 하면, 불과 20~30년 사이 기틀을 다진 신생 기업도 있다
인수·합병 통해 사업 영역 넓혀와
서로 다른 개성을 뽐내는 이들의 공통분모는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덩치를 불려 왔다는 점.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처음엔 투자회사였지만, 자동차 부품 업체를 인수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존슨콘트롤즈에서 존슨은 창업자, 콘트롤즈는 인수했던 회사의 이름. 존슨콘트롤즈란 이름에 인수·합병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셈이다.
<오토모티브뉴스>의 100대 자동차 부품 업체의 리스트를 훑어보면, 낯선 이름이 대부분이다.
시트, 스티어링 휠 등 우리가 매일같이 살을 맞대는 부품 대부분을 만든 주인공이건만, 자동차 메이커에 OEM 방식으로 납품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존재는 딱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메이커의 횡포에 휘둘리는 영세 하청업체를 떠올려선 곤란하다. 메이커가 던져준 주문서에 맞춰 납품하는 게 아니라 아예 새 차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부품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철통같은 보안이 생명이다. 서로 경쟁 관계의 자동차 메이커가 한 업체에 부품 개발을 의뢰하는 경우가 다반사니 그렇다.
모터쇼 프레스데이 때 언론 기자도 일부 부품 업체의 부스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을 정도다. 마음만 먹으면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과 시설을 갖춘 업체가 많아지면서,
부품 업체에 대한 자동차 메이커의 의존도는 점차 심화되는 추세다. 보쉬가 커먼레일 시스템 공급을 중단하면 심각하게 휘청거릴 자동차 메이커가 한 두 곳이 아니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컨소시엄 형태로 애스턴마틴을 인수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EU는 2012년까지 1km 주행 시 메이커별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현재의 146~297g에서 120g까지 줄이지 못하는 업체에게 차 한 대 당 1g마다 95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계획.
울상 짓는 자동차 메이커와 달리 부품 업체는 표정관리에 여념 없다.
이들의 도움이 절실한 숙제니 그렇다. 90억 유로 이상의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니 콧노래가 절로 나올 터다.
이제 부품 업체는 자동차 메이커와의 종속 관계에서 벗어나, 자동차 기술 발전을 이끄는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주행안정장치나 연료분사 시스템,
안전관련 첨단기술은 나날이 정교함을 더해가고 있다.
부품 업체가 자동차 메이커를 쥐고 흔들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보이지 않는 거인, 다국적 자동차 부품 업체 가운데 1~12위를 소개한다.
Robert Bosch GmbH
보쉬 그룹은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의 자동차 부품 업체다. 2006년 매출액은 450억 유로(약 59조 원). 이 가운데 74%를 독일 이외의 나라에서 벌어들였다.
2007년 초 기준, 보쉬 그룹의 직원은 26만1천 명. 자동차 부품 및 전동공구·산업기술·소비재·건축기술 부문에 걸쳐 전 세계에 300여 개의 지사와 1만3천 개 이상의 서비스센터를 거느린 공룡 기업이다.
보쉬는 우리나라에서도 한국로버트보쉬기전, 캄코, ETAS 코리아, 보쉬 렉스로스 코리아 등의 현지법인과 두원 정공, 케피코 등의 합작회사를 앞세워 활동 중이다. 1972년 비즈니스의 물꼬를 텄고, 1985년 서울사무소를 열었다. 얼마 전엔 217억 원을 들여 용인의 본사 및 기술 연구소를 증축했다.
3천여 명의 직원 가운데 연구·개발 엔지니어가 300명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역시 보쉬의 사업 영역은 광범위하다.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가정용 전동 드릴부터 자동차 부품 및 애프터마켓 부품, 산업 자동화 제품, 보안기술까지 아우른다. 2007년 보쉬 그룹의 한국 내 매출은 1조8천억 원. 보쉬는 2000년 이후 생산 및 기술 설비를 늘리기 위해 한국에 3천700억 원을 투자해왔다.
보쉬는 18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로버트 보쉬(Robert Bosch, 1861~1942)가 세운, 정밀공학 및 전기공학을 위한 작업장으로 출발했다. 이듬해 휘발유 엔진의 스파크 플러그로 전기를 보내는 부품을 만들면서 자동차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1913년 헤드램프, 1926년 와이퍼, 1927년엔 세계 최초로 디젤 엔진용 연료 공급 펌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32년에는 카 오디오 업체, 블라우풍트(Blaupun kt)를 설립했고, 1976년엔 세계 최초로 ABS를 개발했다.
이후 보쉬의 기술 개발엔 가속이 붙기 시작한다. 1979년 ‘모트로닉’ 전자식 엔진 매니지먼트 시스템, 1986년 TCS 상용화, 1997년 커먼레일 시스템, 2000년 휘발유 직분사 시스템, 2004년 피에조 인젝터를 곁들인 3세대 커먼레일 시스템을 선보였다. 보쉬는 매출의 절반을 제품이 아닌, 기술로 번다. 2006년엔 매출의 7.7%에 달하는 33억 유로를 투자해 3천여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보쉬는 독일에서 두 번째로 특허를 많이 내는 기업. 최근엔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여념이 없다. 푸조 308에 디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급할 뿐 아니라, 닛산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동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홈페이지 : www.bosch.com
Delphi Corp.
델파이는 매출액 기준, 세계 2위의 부품 업체다. 자동차 거의 모든 분야의 기술 및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디자인, 엔지니어링, 제조의 삼박자를 두루 갖춘 것이 특징. 아울러 델파이는 컴퓨터·통신·에너지·의료지원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본사는 미국 미시간주 트로이에 자리한다. 2006년 기준 매출액은 260억4천만 달러다.
원래 델파이는 GM에서 부품 생산을 전담하는 디비전이었다. 1994년 GM이 오토모티브 컴포넌츠 그룹을 만들었고, 이듬해 델파이 오토모티브 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꿨다. 1997년에는 델코 전기를 인수했다. 1999년 델파이는 GM으로부터 독립한다. 2002년 델파이 오토모티브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이름을 델파이 코퍼레이션으로 다시 한 번 바꿨다
델파이는 2000년엔 루카스 TRW의 디젤 시스템 사업 부문까지 거머쥐었다. 현재 델파이는 전 세계 38개국에 167개의 자체 공장, 41개의 조인트 벤처, 53개의 고객센터와 세일즈 오피스, 33개의 기술센터를 거느렸다. 직원은 미국 5만여 명을 포함, 약 17만1천400명이다. 참고로 델파이는 유네스코가 유산으로 지정한 그리스의 야외 공연장을 뜻한다
델파이가 선보인 최신 기술 가운데 잘 알려진 것으로 자기 감응식 댐퍼가 손꼽힌다. 현재 아우디 R8과 TT, 시보레 콜벳 C5, 캐딜락 STS, 페라리 599 등의 서스펜션에 쓰고 있는데, 반응속도가 굉장히 빨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밖에도 액티브 나이트 비전, 차선 이탈 경보 장치, 스톱 & 고 시스템 등 최근 유행하는 첨단 장비를 두루 선보이고 있다
인디 시리즈와 나스카 넥스텔 컵에 출전하는 등 모터스포츠 활동도 적극적이다. 나아가 델파이는 나날이 늘어나는 온실가스 등 지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EU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에 대해, 델파이는 쉽진 않겠지만 연료 펌프, 차체 경량화, 휘발유 직분사 시스템 등의 최신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언뜻 보기에 델파이의 면모는 업계 2위답게 화려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속병이 깊다. 2005년 회계부정 사건으로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된 데 이어 최근엔 미연방 파산 법원의 권고에 따라 스티어링 사업부문을 팔려고 나섰다. 연이은 적자 행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사상 최대의 보너스를 받아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홈페이지 :
Denso Corp.
덴소는 일본 아이치현에 근거지를 둔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다. 덴소는 원래 토요타 자동차 내에서 전장품을 만드는 디비전이었다. 1949년 11월 16일, 토요타에서 독립해서 닛폰덴소로 새롭게 출발 했다. 1953년 독일의 보쉬와 기술 협력 관계를 맺었고, 1957년엔 아이치 덴소를 설립해 스파크 플러그 비즈니스에 뛰어 들었다
1971년에는 첫 해외현지법인, 닛폰덴소 로스앤젤레스를 세웠다. 이듬해 태국·호주·캐나다에 현지법인을 세웠고, 1974년에는 네덜란드에 유럽 본부를 마련했다. 1991년엔 통합 IC 카드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의 AT&T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1996년 이름을 닛폰덴소에서 덴소로 바꿨고, 환경관리와 관련한 ISO 인증도 받았다
덴소는 토요타 프리우스의 배터리 ECU를 개발한 주인공. 그밖에 휘발유 및 디젤 엔진을 위한 엔진 관리 시스템과 1천800바의 압력으로 경유를 분사하는 커먼레일 시스템, 전기 모터를 이용해 유압식 가변 밸브 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한 E-VCT 등을 선보였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핵심 부품인 센서도 덴소의 작품이다
덴소는 이제 국내에서도 쓸 수 있게 된 AFS(Adap tive Front-lighting System)을 비롯해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시트 포지션과 거울 위치를 맞추는 기술과 운전자가 눈을 깜빡이는 빈도로 졸음운전인지 파악해 찬바람을 쏘이는 기능도 선보였다. 우리의 하이패스와 비슷한 개념인 ETC 단말기 시장에서 일본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기도 하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현재 쓰고 있거나 앞으로 선보일 기능이 곧 덴소의 작품인 셈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토요타의 후광을 등에 업은 만큼 덴소 역시 거침없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세계 3위의 위상을 뽐낸다. 2006년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순위에 207위에 이름을 올렸다
덴소는 32개국에 일본 82개, 미국 44개, 유럽 35개, 아시아·오세아니아 57개, 기타 지역 2개 등 총 220개의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2005년 집계 때보다 49개나 늘었다. 생산 공장은 133개를 거느렸다. 직원 수는 지난해 3월 31일 현재 11만2천262명. 덴소는 2008년 3월까지 매출액이 34억2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홈페이지 :
Magna International Inc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오로라에 본거지를 둔 다국적 자동차 부품 업체다. 2006년 매출액 228억 달러로 업계 4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22개국에 236개 제조시설과 63개 제품개발 및 엔지니어링 센터를 거느렸다. 직원은 8만2천700명 이상.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자동차 시스템, 어셈블리, 모듈, 컴포넌트 등을 설계·개발·제조하고 있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창업자는 프랑크 스트로나크(Frank Stronach). 1932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1954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 온 뒤 1957년부터 투자회사를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1969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일렉트로닉스를 사들인 이후 꾸준한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부풀리고 사업을 다각화해 오늘에 이르렀다
마그나의 계열사는 금속성형 제품의 코스마 인터내셔널, 외장의 디코마 인터내셔널, 내장재의 인티어 오토모티브 인테리어, 도어 관련의 마그마 클로저, 미러 관련 기술의 마그마 도넬리, 전자식 안전장비의 마그마 일렉트로닉스, 엔진·변속기의 마그마 파워트레인, 그리고 2006년 포르쉐로부터 사들인 루프 시스템 전문 업체, CTS(CarTopSystem)로 구성된다
직접 자동차도 생산한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1998년 인수한 마그나 슈타이어는 현재 벤츠 E-클래스 4매틱과 G-바겐, 짚 그랜드 체로키, 크라이슬러 300C와 보이저의 CRD(디젤) 모델, 사브 9-3 컨버터블, BMW X3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고유 모델만 없을 뿐 기술력이나 생산능력은 어지간한 자동차 메이커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사업 초기부터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부풀려 왔다. 휘하에 거느린 계열사의 이름 대부분이 마그나만 붙었을 뿐 제 각각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크라이슬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쓴잔을 들이켰지만, 컨소시엄 형태로 애스턴마틴을 인수하는 데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고객은 거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다. 현대·기아, GM대우, 르노삼성에도 핵심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마그나는 지난 1999년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2004년엔 판매 및 기술담당 사무소, 이듬해엔 국내 합작회사를 세웠다. 1999년 당시 177명이었던 직원은 이제 267명으로, 판매 및 기술 담당 사무소 직원은 2004년 4명에서 13명으로 늘었다
홈페이지 :
Johnson Controls Inc
존슨콘트롤스는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본부를 둔 다국적 자동차 부품 기업이다. 본지 창간호부터 바쁜 시간을 쪼개어 ‘디자인 칼럼’과 ‘인사이드 스토리’를 기고 중인 필자, 리처드 정이 아태 지역 총괄 부사장으로 몸담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존슨콘트롤스의 사업 영역은 오토모티브 익스피리언스, 파워 솔루션즈, 빌딩 이피션시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오토모티브 익스피리언스 디비전은 승용, 상용차의 인테리어 시스템을 개발, 생산한다. 시트, 천장, 도어 트림, 계기판, 각종 수납함 및 전자기기까지 아우른다. 파워 솔루션즈 디비전에서는 자동차용 배터리를 만든다. 지난해 초 북미 오토쇼에서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GM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볼트의 배터리도 존슨콘트롤스의 제품
빌딩 이피션시 디비전에서는 업무용 빌딩의 냉난방 및 공조 시스템, 조명, 보안, 화재 관리를 맡는다. 서비스에는 설치는 물론이요, 정기적인 관리까지 포함된다. 그밖에 가정, 사무실, 호텔 등에서 쓰는 온도조절시스템도 만들고 있다. 언뜻 좀 생뚱맞아 보이지만, 온도조절시스템은 존슨콘트롤스의 시작을 일군 첫 번째 사업 아이템이었다
존슨콘트롤스는 1885년 워렌 S. 존슨 교수가 창업했다. 그는 전기 난방용 서모스탯을 발명한 주인공. 호텔방의 냉난방조절장치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존슨 교수는 이 기술을 배터리와 증기 및 휘발유 자동차에 접목시켰다. 1968년에는 냉장고와 난방기를 만들던 펜 콘트롤즈(Penn Controls)를 인수했다. 존슨콘트롤스란 이름의 배경이 여기에 있다
1978년엔 글로브 유니온(Globe Union)을 사들이면서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1985년에는 후버 유니버설(Hoover Universal)을 인수해 시트 및 플라스틱 부품 제조에 뛰어들었다. 1989년 팬 암 월드 서비스를 사들여 설비 관리 비즈니스도 시작했다. 2005년엔 1874년 설립된 냉난방기 전문 업체, 요크 인터내셔널마저 손에 넣었다
존슨콘트롤스의 제품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건 ‘홈 링크’ 시스템. 자동차 안에 달린 스위치로 차고의 문을 열거나 집의 조명을 켜는 시스템이다. 오버헤드 콘솔에 달린 경우가 많은데, 국산차나 국내에 수입되는 모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북미에선 이미 대중적인 장비로 자리 잡아, 4천만 명 이상의 소비자가 쓰고 있다
홈페이지 :
Aisin Seiki Co. Ltd
아이신 세이키는 토요타 그룹의 자회사다. 10위 안에 토요타 그룹과 관련 있는 업체가 두 개나 랭크된 셈이다. 아이신 세이키는 지난해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347위를 차지했다. 회사 이름에서 세이키는 ‘정기’(精機)를 일본식으로 표기한 것. 1943년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기 위해 설립된 ‘토카이 히코키’(東海飛行機)가 그 전신이다
1945년 방직기 및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1949년엔 아이치 공업주식회사를 세웠다. 1965년 시나카와 공업과 합병해 아이신 세이키가 탄생했다. 1970년 아이치현에 67만㎡ 규모의 후지오카(藤岡) 프루빙 그라운드를 마련했고, 1977년까지 미국·유럽·호주·멕시코·브라질·싱가포르 등지에 해외현지법인을 세웠다
이후에도 아이신의 발걸음엔 거침이 없었다. 영국에 R&D 센터를 세웠고, 미국에 몇 개의 법인을 더 세웠다. 1995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변속기 및 방직기 합작 법인을 거느렸다. 2006년엔 미국 캘리포니아와 인디아나주에 공장을 열었다. 아이신 세이키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매출이 12.5%나 느는 등 줄기차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아이신 정기 산하엔 여러 개의 계열사가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자동변속기를 만드는 아이신 AW. 1969년 보그 워너(Borg Warner)와 조인트벤처로 설립한 아이신-워너로 출발해 1987년 보그 워너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아이신 AW로 거듭났다. 2005년 490만 기의 자동변속기를 생산하면서 당시 세계 최대를 뽐내던 GM의 파워트레인 디비전을 앞질렀다
아이신 AW의 전 세계 자동변속기 시장 점유율은 16.4%에 달한다. 토요타 자동차와 아이신 세이키가 아이신 AW의 지분 51.9%와 42%를 쥐고 있다. 아이신 AW는 토요타 이외에 닛산·미쓰비시·GM·포드·아우디·폭스바겐·포르쉐·볼보·현대에 자동변속기를 납품 중이다. 최근 현대가 선보인 뒷바퀴굴림방식 세단 제네시스도 아이신 AW의 자동 6단 변속기를 쓴다
아울러 아이신 AI는 수동변속기를 만든다. 어드빅스(Advics)와 호세이(Hosei)에선 유압식 브레이크를 만들고, IMRA에선 지능형 운송 시스템을 연구한다. 자동차 부품 사업과 별도로 아이신은 에너지 시스템과 복지 관련 제품, 배수펌프까지 만든다. 아이신 세이키의 에너지 시스템을 쓰는 고객 리스트엔 삼성전자와 린나이가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홈페이지 :
Lear Corp
미국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에 본사를 둔 리어는 2006년 기준, 전 세계 33개국에 242개의 제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은 9만여 명. 같은 해 매출액은 17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리어는 1980~1990년대에 잇따른 인수와 합병을 통해 급속히 성장했다. 리어의 사업부문은 크게 시팅·전기·인테리어 시스템의 세 가지로 나뉜다
리어는 2006년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130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초기엔 직원 18명의 작은 공장이었을 뿐이었다. 1917년 8월 24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설립된 ‘American Metal Products’(이후 AMP)가 리어의 전신이었다. 자동차나 비행기에서 쓰는 파이프와 스틸 패널 등을 주로 만들었는데, AMP의 첫 번째 고객이 포드와 GM이었다
1930년대부터는 크라이슬러에도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해 1939년 매출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1941년 말, 거래처는 7개의 자동차 회사와 5개의 자동차 부품 회사로 늘었다. 직원 역시 900명 가까이 불어났다. 2차 세계대전 동안, AMP는 군용 비행기 및 트럭 부품을 만들어 짭짤한 재미를 봤다
1960년대 미국에 픽업 붐이 일면서, 액슬 하우징을 만들던 AMP는 다시 한 번 도약한다. 1961년 유럽에 진출했고, 1964년엔 AMP 대신 새로 합병한 리어 지글러(Lear Siegler)란 회사의 이름을 간판에 내걸었다. 이후 회사 이름은 리어 시팅으로 한 차례 바뀐다. 1967년 리어 시팅는 미국 27개주와 해외 16개국에 92개의 제조 시설을 거느렸다
리어 시팅은 1980년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분야를 우주항공, 자동차/농업, 자동화 서비스 제품, 기계, 전기 및 상업 제품 등 6가지로 넓혔다. 1995년 리어는 시트 제조업체에서 자동차 인테리어 전문 업체로 거듭난다. 그 전이나 이후나 ‘세계 최대’란 타이틀은 변함없이 붙었다. 아울러 시트로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름을 지금의 리어로 바꿨다
리어는 통풍, 전동 접이 기능을 갖춘 첨단 시트뿐 아니라 BMW의 상징인 엔젤 아이, 차가 달리는 방향을 비추는 AFS,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뒷좌석용 엔포테인먼트 시스템 등도 만든다. 2006년 말, 리어는 석유 대신 콩기름을 재료로 만든 시트 쿠션용 소재인 ‘소이폼’(SoyFoam)을 선보여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홈페이지 :
Faurecia
포레시아는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다. 1997년 12월 11일, ‘Bartrand Faure’와 ‘Ecia’가 합병해 포레시아로 거듭났다. 현재 시트, 인스트루먼트 패널, 스티어링 칼럼, 도어 패널, 배기 시스템 등을 디자인, 생산 중이다. 지난해 순위는 세계 8위, 유럽 2위. 전 세계 26개국에 거점을 뒀고, GM과 크라이슬러, 포드 등을 고객으로 거느리고 있다
Bartrand Faure’는 도심용 전차에 시트를 납품하다 자동차 시트 및 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변신했고, ‘Ecia’는 푸조 형제에 의해 철판 및 공구 공장으로 출발해 자동차 부품 업체로 탈바꿈한 경우다. 현재 푸조·시트로엥의 PSA 그룹이 지분의 71.5%를 거머쥐고 있으니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본사는 프랑스 낭뜨(Nanterre)에 자리한다
포레시아의 사업영역은 시트,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 콘솔·스티어링 칼럼 등을 총괄하는 콕핏, 도어 패널 및 모듈과 관계된 도어, 플로어 카펫 등을 다루는 어쿠스틱 패키지, 헤드램프와 안개등을 아우르는 프런트 엔드, 머플러 및 엔진 냉각 장치 등을 만드는 배기 시스템 등 총 6가지로 나뉜다
고객 리스트엔 푸조, 시트로엥뿐 아니라 다양한 메이커로 포함되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감성품질로 주가가 높은 아우디도 포레시아의 고객이다. 정교한 이음새와 촉촉한 질감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아우디 Q7의 인테리어가 포레시아의 솜씨다. 5~7인승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1~3열 시트 역시 포레시아가 만들었다
2006년엔 부품 업체로서는 드물게 자체 상표를 붙인 컨셉트카 ‘해피 애티튜드’(Happy Attitude)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인테리어 패널을 손쉽게 떼고 붙여 네 가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게 특징. 최근엔 고급 세단을 기본으로 색채 감각과 빼어난 디자인 솜씨를 과시한 ‘프리미엄 애티튜드’(Premium Attitude)도 선보였다
한편, 지난 2000년 포레시아는 디젤 미립자 필터(DPF)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선보인 필터는 유해성분을 99%까지 걸러낸다. 디젤 미립자 필터는 2010년까지 유럽에서 생산되는 모든 디젤차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아이템. 휘발유 차의 배기 시스템 분야도 EU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와 맞물려 ‘호재’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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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o SA
발레오는 1923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됐다. 초기엔 영국 업체에 브레이크 라니닝과 클러치 관련 부품을 만들어 OEM 납품했다. 본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건 1960년대. 1961년 브레이크 시스템, 1962년 온도조절 시스템, 1963년 전자장비, 1970년 조명 시스템에 뛰어들었다. 1980년 회사의 이름을 라틴어로 ‘난 괜찮아’란 뜻의 발레오로 바꿨다
이후 발레오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키웠다. 현재 발레오는 11개의 계열사를 거느렸는데, 경쟁사를 흡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엔 프랑스에 자리한 존슨콘트롤즈의 엔진 시스템 디비전과 미국의 비스티온 공장을 사들여 화제를 모았다. 현재 발레오는 29개국에서 133개의 공장과 67개의 R&D 센터를 운영 중이다. 직원은 총 7만2천300명이다
사업 분야는 운전 보조, 기관 효율, 안락성 향상 등 세 가지 종류의 디비전 아래 라이팅·와이퍼·수퍼차저·변속기·엔진 냉각·도난방지 시스템 등 총 11개의 제품군을 거느렸다. 자동차의 핵심 기능과 관련된 거의 모든 기술에 손을 대고 있는 셈이다. 발레오의 매출액 구조는 유럽이 69%, 북미 15%, 아시아 12%, 남미 4%로 구성된다
발레오의 매출 가운데 82%는 OEM 납품에서 발생한다. 나머지 18%는 애프터마켓용 제품에서 번 돈이다. 2006년 매출액은 10억 유로. 그 가운데 6.6%를 연구 개발비로 쓰고 있다. R&D 센터 직원은 7천여 명. 2006년에만 56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최근 폭스바게 투란에 초음파 센서 기술을 응용한 자동주차시스템, ‘Park4U’를 납품해 관심을 끌었다
나아가 지난해 10월 열린 도쿄모터쇼에선 향기를 내는 디퓨저와 탑승자의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비타민 C 필터를 갖춘 자동차용 공조장치를 선보였다. 발레오에 따르면 차 안의 공기는 바깥보다 2~5배 더 오염되어 있다고. 발레오는 일본에서 판매 중인 일부 차종이 이미 이 시스템을 도입해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발레오는 모터스포츠에서 스폰서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가 대표적인데, 지난해엔 LMGT1 클래스에 진출한 LAA 팀을 후원해 7위를 거뒀다. 발레오는 600마력을 내는 콜벳 C6경주차를 통해 LED 헤드램프나 최신 와이퍼 등의 내구 및 성능 한계를 가늠하고 있다. 미쓰비시와 한 팀을 이뤄 다카르 랠리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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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W Automotive Inc
미국 미시간주 리보니아에 본사를 둔 TRW의 전신은 1901년 미국에서 설립된 ‘클리블랜드 캡 크루 컴퍼니’. 곧 회사 이름이 톰슨(Thompson)으로 바뀌었고, 1958년 래모-울드리지(Ramo-Wooldridge)란 회사와 합병했다. 1965년엔 두 회사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TRW로 거듭났다. 현재 26개국 211개 시설에 6만5천1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렸다
사실 TRW가 벌이고 있는 사업에서 자동차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미사일, 우주선 등 군사 및 항공우주 산업이 핵심이다. 발사된 이후 30여 년간 정보를 보내온 파이오니어 10과 11 등이 TRW의 기술로 완성됐다. 하지만 TRW는 자동차 관련 기술에서도 굵직한 업적을 셀 수 없이 많이 남겼다
1909년 포드 모델 T의 목재 휠을 공급했고, 1932년엔 콤포지트 브레이크 드럼을 발명했다. 1939년엔 유압 브레이크 시스템을 생산했고, 1946년 파워 브레이크 시스템을 크라이슬러 뷰익에 얹어 선보였다. 1952년엔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 1957년엔 트라이엄프 TR3을 통해 유럽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선보였다
1968년 ABS, 1972년 랙 앤 피니언 스티어링, 1987년엔 시트벨트 프리 텐셔너를 내놓는다. 이듬해엔 최초로 키리스 엔트리 시스템을 공개했다. 1989년에는 네 바퀴 ABS 시스템을 GM에 납품하는 한편 앞좌석 에어백 시스템을 출시했다. 1996년에는 벤츠에 브레이크 어시스턴트(BA) 시스템을, 이듬해엔 오펠 아스트라에 전기 유압식 스티어링을 납품했다
2001년에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피아트 리브라에 주행안정장치(VSC)를, 피아트 스틸로와 르노 메간에 전기식 파워 스티어링을 공급했다. 2002년에는 란치아 테시스와 아우디 A8에 전기식 주차 브레이크, 벤츠에 ‘프리 세이프’(Pre-Safe) 시스템의 핵심부품인 ‘액티브 컨트롤 리액터’(Active Control Reactor)를 납품했다
TRW의 자동차 사업부문인 TRW 오토모티브의 2006년 매출액은 130억1천440만 달러. 매출액 구성을 보면 고객 리스트 가운데 폭스바겐의 비중이 으뜸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57%로 33%의 미국보다 비중이 커 눈길을 끈다. 한편, TRW는 전체 매출의 86%를 주행안정장치, 차선이탈경보장치 등 안전 관련 기술에서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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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ens VDO
Automotive Corp
불과 한 달여 사이 지멘스 VDO의 홈페이지가 싹 바뀌었다. 지난해 7월 지멘스 VDO를 인수한 콘티넨탈이 홈페이지를 입맛에 맞게 단장한 것. 2006년 납품 실적 기준, 12위의 콘티넨탈이 11위의 지멘스 VDO를 인수한 건, 자동차 부품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지멘스 VDO는 콘티넨탈의 품에 안긴 후 포드와 거래를 트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멘스 VDO의 역사는 자동차 산업이 싹 트고 꽃 피워 온 과정과 포개질 만큼 길다. 카를 벤츠(Karl Benz)가 자동차로 특허를 출원하고 몇 년이 지났을 무렵, 베를린 인근에 자리한 지멘스의 전신, ‘SSW’(Siemens-Schuckert-Werke)의 엔지니어 역시 자동차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첫 작품은 전기 자동차 ‘빅토리아’(Viktoria).
비슷한 시기 엔지니어 오토 슐체(Otto Schulze)는 자동차의 속도를 측정하는 기구를 만들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프랑크푸르트에서 1921년 설립된 ‘OSA 아파라테’란 회사가 오토가 고안한 속도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28년 OSA는 또 다른 속도계 회사 ‘도이타’(Deuta)과 합병하면서 VDO 타코미터 AG로 거듭난다
비틀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면서, VDO도 안정적인 사업 궤도에 올라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VDO란 세 글자는 정확성과 신뢰성을 뜻하는 심벌로 널리 알려졌다. VDO로 재탄생한 이후 20년이 지났을 때, 타코미터 생산량은 400만 개를 넘어섰다. 1957년엔 호주 멜버른에 첫 번째 해외공장을 세웠다
1966년 지멘스는 여러 개의 자회사를 통합해 지멘스 AG로 거듭났다. 오펠과 피아트에 중앙 잠금 장치를 공급하면서, 전기 관련 시스템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1973년엔 반도체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전자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같은 해 크루즈 컨트롤을 선보였고, 대시보드용 시계를 개발했다
1976년 운전에 방해되지 않되 효율적인 정보 전달 장치 연구에 들어갔고, 1989년 그 결실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온보드 컴퓨터, 도난방지장치도 속속 선보였다. 2001년엔 또 한 차례의 합병으로 덩치를 키웠다. 2006~2007년 회계연도의 매출액은 10억 유로. 지난해 7월, 콘티넨탈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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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inental AG
콘티넨탈은 우리에게 타이어 브랜드로 친숙하다.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생산하는 미쉐린과 달리 콘티넨탈은 오직 독일 내에서만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1871년 고무 제조회사로 출발한 콘티넨탈은 오늘날 세계 4위의 타이어 회사일 뿐 아니라 브레이크 시스템, 주행안정장치까지 개발·생산하는 엄연한 자동차 부품 업체다
콘티넨탈의 사업 부문은 타이어와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시스템(CAS), 콘티테크(ContiTech) 등 세 가지 디비전으로 나뉜다. 콘티넨탈의 본사는 박람회의 도시로 유명한 독일 하노버에 자리한다. 2006년 매출액 149억 유로를 기록했고, 전 세계에 8만9천 명의 직원을 거느렸다. 같은 해 회계연도의 납품실적 기준, 12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내년 집계에선 5위권까지 성큼 뛰어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7월 27일, 콘티넨탈이 지멘스의 자회사인 VDO 오토모티브를 114억 유로(약 14조8천200억 원)에 인수했기 때문이다. 2006년 콘티넨탈과 지멘스 VDO 오토모티브의 통합 매출액은 250억 유로에 달하며, 두 회사의 직원은 총 14만 명에 달한다
콘티넨탈 AG의 오토모티브 시스템 사업부는 첨단 능동·수동 안전 시스템, 내장형 텔레매틱스, 핸즈프리 통신 시스템, 자동 변속기 및 각종 편의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임러·포드·BMW· GM·토요타·혼다·르노·포르쉐 등에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 센서, 엔진 관리 및 변속 제어 시스템 등을 공동개발,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1일 콘티넨탈은 흥미로운 소식을 전해왔다. 콘티넨탈이 스폰서로 나서 기술을 제공한 무인자동차 ‘보스’(Boss)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빅터빌의 조지 공군기지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해 200만 달러의 상금을 거머쥔 것. 미 국방성의 연구부서가 개최한 이번 경기에서 시보레 타호를 기본으로 만든 ‘보스’는 10대의 무인자동차와 경쟁을 펼쳤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무인자동차에게 주어진 미션은 아무도 태우지 않은 채 6시간 동안 100km를 달리는 것. 우승한 ‘보스’마저 하루가 꼬박 걸려 완주했다. 대회 시작 이틀 전까지 주행코스는 철저히 비밀에 가려졌다. 2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보스’엔 ‘콘티가드’(ContiGuard) 등 콘티넨탈의 다양한 첨단 기술과 10대의 고성능 컴퓨터가 동원됐다
홈페이지 : www.conti-onl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