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던날 / 가이우스
첫 사랑 마법같은 첫눈 오던날
하얀 너의 입술에 그리움 묻혀
마음 깊은곳에 하얀 사랑자국
만들어 놓았네
그리움의 찻잔에
각설탕 처럼 녹아내린 순백의 첫눈
하늘빛 닮은 너의 혼을 가득 담아
혼자 걷는 길 없는 길 오솔길에
은빛사랑 별무리로 뿌려 놓았네
파르르 떠는 실크빛 바람에 실려
하얀 침묵의 멜로디 울리며
속떨림으로 눈꽃향기 피어나게 하던너
순백한 영혼을 불러내어
너의 하얀 생애속에 뛰어들어
눈 사람 처럼 서있게 만들었네
기쁨과 슬픔으로
삼계(三季)를 살다간 자리를 너는
하얗게 하얗게 덥어
순백의 여백을 만들어 놓았네
첫눈 오던날 너의 하얀 몸짓에
내 몸과 마음과 영혼이
하얗게 하얗게 젖어 나를 지우며
눈덮힌 중년의 깊은 숲속에서
지난날을 가만히 내려놓고
나를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