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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수성에 묻히다. 본문
메신저 수성에 묻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탐사선 메신저호가 11년간의 항해를 마쳤다.
오랜 임무를 끝낸 메신저의 무덤은 수성이었다. NASA는 30일 웹페이지를 통해 메신저가 수성에 충돌함으로써 종말을 고했다고 발표했다.
메신저는 2004년 발사된 수성 탐사선이다. 지구를 떠나 금성을 지나고 수성의 궤도에 진입하기까지, 메신저호는 7년 가까이를 날았다.
마침내 수성에 다가간 것은 2011년 3월. 315도에 이르는 태양열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열막을 갖춘 메신저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의 모습을 그 때부터 지구로 보내오기 시작했다.
수성의 분화구.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당초 이 탐사선의 활동기간은 1년이 목표였다.
메신저는 2012년 3월까지 지구로 수성 사진 10만장을 전송함으로써 할 일을 다 했으나, 그 후 2차례 임무가 연장됐다. 수성의 중력에 끌려 충돌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성 표면에 지나치게 가까워질 때면 연료를 리부스팅(재분사) 거리를 띄우면서 탐사를 계속했다.
지난해 10월 마지막으로 리부스팅을 했던 메신저는 이후 수성 궤도안에서 추진력이 소진될 때까지 맴돌았다. 과학자들이 '궤도 붕궤(orbital decay)'라고 부르는 이 과정을 거쳐 수성에 충돌함으로써 지구의 '사절(메신저)'은 종말을 고했다.
2013년 2월 메신저호가 찍어보낸 수성의 모습. 사진/
미 항공우주국(NASA) 역시 메신저호가 찍어보낸 수성 표면.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메신저호가 4월 30일 충돌 전 마지막으로 전송한 수성의 표면.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수성 탐사는 1973년 미 우주탐사선 마리너10호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리너10호는 당시 2년에 걸쳐 수성 표면의 40~45%를 찍어 지구로 보내왔다. 그 후 탐사선이 수성으로 다시 가 정밀·근접 관측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근 40년이 걸린 셈이다. 2013년 마침내 메신저는 수성 표면의 100%를 찍어보내는 데 성공했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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