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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위한행진곡" 어떻게만들어졌나? 본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임을 위한 행진곡’은 4시간 만에 탄생한 노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59·현재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이하 사무처장)의 회상이다. 김 사무처장은 전남대 출신으로 대학가요제에서 수상한 바 있다. 김 사무처장은 “돌아보면 1980년 5월부터 광주에서 봐왔던 모든 것이 그날 음악으로 응축돼 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사는 백기완 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980년 12월 서대문구치소 옥중에서 지은 장편시 ‘묏비나리’를 바탕으로 황석영이 직접 썼다.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당시 전남대 경영학과 학생이었던 김종률이 1982년 5·18 2주기를 기념하는 문화제를 준비면서 만들었다. 소설가 황석영의 제안으로 제작한 30분 분량의 노래극 ‘넋 풀이-빛의 결혼식’의 마지막 곡으로 처음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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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사진=뉴시스).
노래극의 주인공은 연인 사이였던 윤상원과 박기순이다.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은 5·18 당시 전남도청을 점거하다 계엄군에게 사살됐다. 이후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1979년 사망한 후배 박기순과 영혼결혼식을 치렀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노래극을 만들었다. 노래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두 주인공의 장엄한 행진을 위해 만든 노래였다.
김 사무처장은 “이 노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주주의를 열망하면서 희생된 분을 기리는 노래”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9년 만에 제창이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이제야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라고 평했다. 김 사무처장은 “앞으로 문화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3년부터 30여 년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됐다. 전두환 정권 때였던 80년대에는 금지곡으로 지정돼 ‘불법 테이프’와 시위 현장을 중심으로 구전돼 전해졌다. 1997년부터는 정부주관 공식기념식에서 제창하며 그 의미를 이어왔다. 정식으로 녹음돼 발표된 것은 1991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3집 음반부터였다. 안치환과 자유, 서영은, 블랙스완 등이 여러 장르로 불러 대중에게 알렸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에도 쓰였다.
외국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노동자 투쟁가로 부른다. 일본·대만·홍콩·필리핀 등 아시아 노동계를 중심으로 불리고 있다. 2016년 6월에는 타이완 중화항공 파업 현장에서 불려 화제가 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2009년부터 논란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보수 진영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종북으로 몰아갔다. 이명박 대통령 집2년 차인차인 2009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 공식 행사에서 배제돼 식전 행사로 제창했다. 2010년에는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경기도 민요 ‘방아타령’을 기념 식순에 편성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2011년부터는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형식을 바꿔 5·18 피해 당사자와 유가족의 불만이 잇따랐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올해는 5·18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지 20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이번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결정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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