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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플로렌스 지구를 스쳐지나가 (2017.9.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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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플로렌스 지구를 스쳐지나가 (2017.9.1)

ㅅㅏ진인생 2017. 9. 9. 10:02



지구로 쏟아지는 소행성 무리들127년 만에 다시 온 소행성
지름 4.4km 규모 플로렌스, 지난 1일 지구 스쳐 지나가 영화처럼 부수긴 시간 부족
지구 위협하는 소행성 해마다 1000여 개 발견
예상 궤도 수시로 달라져.. AI 활용해 제약 극복 기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17.9.1일 지름 4.4㎞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소행성(小行星) 플로렌스(Florence)가 지구에서 약 700만㎞ 떨어진 채 지나갔다고 발표했다. 플로렌스는 지난 1890년에 한 차례 지구 주변을 지나간 이후 127년 만에 다시 지구를 찾았다. NASA 지구접근물체연구센터(CNEOS)의 폴 조다스 박사는 "플로렌스는 NASA가 지구로 오는 소행성을 추적하기 시작한 이래 지구에 근접한 가장 큰 소행성"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플로렌스가 지구에서 멀어질 때까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지구 근접 직전까지 소행성의 예상 궤도가 수시로 변했고, 행성 규모가 커 충돌이 아니더라도 지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NASA는 피라미드 30개를 합친 크기의 이 소행성을 '잠재적 위험 소행성'으로 분류하고 예의주시했다. 지름이 140m가 넘고 지구에서 750만㎞ 이내로 지나가는 소행성은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이 있어 위험 소행성으로 분류된다.

소행성의 위협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오는 10월 12일에는 지구에서 약 6800㎞ 떨어진 거리에 30m 크기 꼬마 소행성이 지나갈 예정이다. 과학계에선 태양계에 소행성이 50만~100만개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플로렌스처럼 지구 근처를 지날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만 1만5000개 이상이다. 어떻게 하면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소행성에서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지구 근처로 날아오는 소행성 1만5000개

소행성은 태양계 형성 과정에서 이탈한 울퉁불퉁한 금속성 천체 덩어리다. 태양 주위를 돌지만 행성에 비해 크기가 아주 작다.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은 공상과학(SF) 영화 단골 소재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지난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운석 낙하 사건은 인류에게 소행성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1만3000여 t 무게 운석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폭발했고 그 파편들이 지상에 떨어지면서 건물 수천동이 파괴됐다. 1000명 이상이 다쳤다. 이 운석은 TNT 폭약 약 500kt(킬로톤)이 폭발한 것에 맞먹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 정도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42배 정도 폭발력이다. 2015년 10월엔 지름 2.5㎞ 크기 소행성이 이번처럼 지구 근처를 지나갔다.

NASA는 소행성 충돌에 대비해 지난해 초 지구방위합동본부(PDCO)를 만들었다. 유사시 지구 750만㎞ 이내에 접근하는 소행성과 혜성을 조기에 감지해 충돌 대책을 마련한다. 지구 근접 물질의 충돌 시각, 위치, 크기 정보를 미국 재난관리청에 알리는 식이다. PDCO는 최근 지난 20년간 지구 대기권에서 소멸되거나 지표에 충돌한 소행성들을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름 1m 이상인 소행성은 평균 2주에 한 번꼴로 지구 주변을 지나간다. 지구에 위협이 되는 수십m 크기 소행성은 해마다 1000여 개가 발견되고 있다. 존 그런스펠드 NASA 부국장은 "소행성을 추적하는 일은 지구 전체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으로 소행성 궤도 예측 시도

문제는 대부분 소행성이 지구에 근접하고야 발견돼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소행성 충돌 1년 전쯤에야 정확한 궤도를 알 수 있다. 긴 시간 같지만 영화처럼 소행성을 부수러 갈 우주선을 만들고 우주인을 훈련시키기에는 여유가 없다.

게다가 소행성의 예상 궤도도 자주 바뀐다. 소행성은 태양빛을 받아 내부 물질이 기화되면서 로켓 같은 추진력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속도와 방향이 달라진다. 수퍼컴퓨터를 이용해도 소행성 하나의 예상 궤도를 새로 알아내는 데 최소 4주 정도가 걸린다.

NASA는 이런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프런티어개발랩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소행성 연구를 시작했다. AI가 그동안의 소행성 궤도들을 머신러닝(기계학습)하도록 해서 스스로 일정한 패턴을 파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IT 기업 엔비디아와 인텔 등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제임스 파 NASA 프런티어개발랩 책임연구원은 "AI를 활용하면 1~2개월이 걸릴 소행성 궤도 연구를 단 몇 시간 안에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소행성은 지구에 위협만 주는 존재는 아니다. 지구보다 오래전 탄생한 소행성은 태양계 연구의 훌륭한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NASA는 지난해 9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소행성 중 하나인 '베누'를 향해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쏘아올렸다. 1999년 발견된 베누는 태양계 초창기인 45억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누는 지름이 500m로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443m)보다 덩치가 크다. 오시리스는 2020년 7월쯤 베누 표면에 내려가 먼지와 작은 자갈 같은 샘플을 채취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2003년 소행성 이토카와를 향해 탐사선 '하야부사'를 발사했다. 하야부사는 이토카와 표면의 먼지를 취해 2005년 지구로 귀환했다.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 2'는 이토카와에서 암석을 채취해 2020년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