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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왜 패배했을까?

ㅅㅏ진인생 2021. 4. 9. 13:57

(김병건 기자) 내곡동으로 시작해서 생태탕까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선거 전략은 ‘네거티브’ 일색이었다. 흡사 2007년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는 오직 이명박의 BBK에 대한 네거티브에만 집중한 나머지 역대급으로 패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것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은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주간조선이 매트릭스 리서치에 의뢰했던 2021년 2월 1일 조사에서는 박영선 38.3% 오세훈 25.0% 였다. [오차범위_±3.5% P] 2021년 2월 7일 한국일보가 의뢰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했을 때에도 박영선 37.0% 오세훈 19.0% [오차범위_±3.5% P] 여서 박영선 후보가 무난하게 낙승이 예상되었다.

그러다가 아시아경제가 의뢰하고 윈지코리아 컨설팅가 조사했던 2021년 3월 6~7일 조사에서 박영선 후보는 30.3% 오세훈 후보는 49.3% [오차범위_±3.1% P]으로 처음으로 오세훈 후보가 승리를 예상하는 조사가 나왔다. 소위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인 많은 여론조사가 있었던 지난 30일과 31일 조사에서 박영선 후보는 30% 중반을 기록했고, 오세훈 후보는 50% 초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 처음에는 앞서던 박영선 후보가 왜 추월을 당하고 역대급 패배를 했을까?

<1. 총평>

정부여당이 패배한 보궐선거인 2011년 하반기 재보궐선거와 비교되기도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비교하는 게 창피한 수준이다. 결과만 본다면 2021년 민주당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

일단 유권자 규모부터 2011년 상반기 재보선은 선거인수 300만, 투표자수 100만, 2021년 재보선은 선거인수 1100만, 투표자수 600만으로 선거의 중요도와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결과만 봐도 2011년 한나라당은 강원도지사를 뺏긴 것을 제외하면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성남 분당 을에서 민주당에게 의석을 뺏겼지만 김해시 을에서 민주당 의석을 탈환해 의석 수 자체에는 변화가 없었으며 한나라당의 지방의회 의석은 오히려 증가했으나 2021년 민주당은 재보선이 치러진 곳들에서 전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지방의회 의석과 지자체장을 국민의 힘에 뺏겼다. 득표율 격차는 더욱 심각한데 2011년 한나라당이 패한 성남 분당을 과 강원도지사 보선의 득표율 격차는 각각 3% p, 4% p로 박빙이었으나 2021년 민주당은 인구 천만 서울에서는 18% 차 패배, 경합지역으로 만들었다고 자신하던 부산은 대구·경북급 스코어로 국민의힘에 몰표를 나왔으니 민주당으로는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

제4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서울특별시 25개 구 전역에서 참패했는데, 출구조사 결과 때부터 20% P 이상의 격차를 내며 완전히 패배하였다. 서울시 전 지역구를 국민의 힘에 석권했다.

불과 3년 전에 박원순 전임 시장이 강남구와 서초구를 포함한 25개 전 자치구를 승리했었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민주당에게는 공들여 쌓아 온 탑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충격적인 결과일 수밖에 없다. 과거 최악의 참패를 한 제4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의 강금실 후보보단 높은 39.1%을 받았지만, 문제는 21대 총선에서 범민주진영(열린 민주당+더불어 시민당)이 딱 39.12%이었다는 점이다. 즉 다르게 말하자면 콘크리트 지지층만 박영선을 찍어준 것이다.

<서울 모든 곳에서 완패>

박영선 후보가 이긴 동이 서울 425개 행정동 중 구로3동, 항동, 성산1동, 화곡8동, 창신2동의 단 5곳뿐이다. 문제는 구가 아니라 동이라는 것이다. 은평구, 서대문구,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관악구, 금천구, 중랑구 등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도 오세훈에게 말 그대로 완 사이드로 당하면서 단 한 개의 구조차 건지지 못하고 모조리 빼앗겼다. 심지어는 오세훈이 정치 신인 고민정에게 패배한 광진구와 박영선 후보가 내리 3선을 했던 지역구인 구로구에서 마저도 박영선 후보가 대패했다.

<20대 민주당을 저주하다>

민주당이 20대 남자에게 얼마나 큰 표를 잃었는지 선거 예측에선 대학생들이 많아 여당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측된 대학교 권역에서 단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전부 참패했다.

여대가 있는 권역에서도 다 참패했는데 신촌동, 청파동, 동선동, 미아동, 하월곡동, 쌍문1동, 공릉2동 등에서도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앞서지 못하고 패했다. 청파동, 쌍문1동, 하월곡동, 공릉2동에서는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게 과반 득표율마저도 내줘버렸고 특히 신촌동에서는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밀렸다

젊은 남성 측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안티 페미니즘 성향을 갖게 되었는데, 페미니즘 친화적인 경향이 큰 진보정당에 대한 반감을 공고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20대의 표는 미래권력이라는 것인데, 비교적 정치에 관심도가 높은 게 남성층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젊은 남성표의 이탈은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한 자산을 잃은 것으로 심각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이 젊은 여성표를 제대로 흡수 한도 아니다. 여성정책들이 보여주기 식의 정책으로 실생활에 도움되는 것도 그다지 많지 않을뿐더러 정작 페미니스트를 기치로 내세운 민주당 인사들이 성범죄를 일으키고, 정작 성범죄 엄벌 운운하던 주제에 자기 정당 인사에 대해서는 보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내로남불 상황에 실망감이 커져다. 심지어는 정작 페미니즘과 관련이 깊은 여대 권역에서조차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게 열세인 상황이 일어났다.

이러한 20대들의 반 여당 정서에 대해서 민주당은 깊은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 "20대는 경험치가 부족하다", "20대 남자는 롤 하고 축구 보느라 공부 열심히 하는 여자들에게 경쟁에 밀려서 그렇다" "이명박근혜 때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탓" 등 정상적으로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프레임을 씌워가면서 철저하게 20대 남성을 배척해오던 것이 결국 민주당 완패라는 성적표로 돌려받는 데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그런 신호가 올 때 당의 구심점이었던 당대표는 자신의 대선 출마만을 고민하고 있었으니 예정된 패배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지역적으로 본다면 오세훈 후보에게는 종합부동산세 이슈가 있는 강남 3구에서 60%~70% 정도의 몰표가 나왔다. 동남권 전체에서만 무려 39만 표 차이(서초구 9만 9천 표, 강남구 13만 6천 표, 송파구 10만 5천 표, 강동구 5만 표)로 참패했기에 박영선 입장에선 강북과 노원, 도봉, 에서 55% 이상을 득표해 낙승을 해야 되는데, 문제는 경합지역인 양천구, 동대문구, 영등포구, 중구, 종로구, 성동구, 광진구 등에서 30%대 후반 내지 40%대 초반의 득표율에 그쳐 무려 17% 차이로 패함으로써 오세훈 후보에게 기울어졌고, 심지어 박영선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구로구나 전통적 여당 텃밭인 강북구, 은평구, 호남 이주민이 많이 사는 금천구, 관악구마저도 5% 이상 격차로 패했다는 점이다.

여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북구에서마저도 6% p의 격차로 패했으며, 노원구, 중랑구, 동대문구, 도봉구, 성북구는 10~15% p 내외 격차, 특히 한강과 가까운 성동구, 광진구는 무려 20% p 가까운 격차로 참패를 당했다. 그중 1년 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오세훈과 고민정이 경합하여 고민정 의원이 승리했던 지역인 광진구 을의 경우도 20% p가 넘는 격차를 보이며 패배했다.

<민주당의 오만>

21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지나친 자신감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결국 정의연 사태, 부동산 정책 실패, 윤석열 직무정지 사건 등 여러 가지 논란이 터졌다.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소장파나 외부의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모를까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콘크리트 지지층만 바라보며 중도층을 크게 실망시켰다.

21대 총선으로 의회의 과반석을 차지하고 상임위까지 전부 차지한 데다가 토론도 없이 몇몇 법안들을 밀어붙였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잘못되면 바로 야당과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를 소환하며 내로남불, 남 탓,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다가 결국 LH 사태로 결정타를 먹게 되었다.

이미 역사적인 부동산 폭등으로 문재인 정권의 공공주택 위주의 부동산 정책이 실효성 면에서 완전히 실패했음이 입증된 상황에서, LH 사태가 터짐으로써 정책을 일선에서 실행하는 부서에 대한 신뢰까지 잃으면서 민심에 불을 붙여버린 것이다. 정부는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정부만의 잘못이 아니며" "과거 정부 때 씻지 못한 부동산 적폐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식의 처방을 내리고 검찰을 배제한 채 국수 본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는데, 명백한 수사결과나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오기 전에 선거 기간을 맞았고, 정부의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야당의 정부 심판론에 동조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코로나 재확산, 백신 도입 지연,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등 여당의 지지율을 흔드는 여러 요인이 있었음에도 대통령의 지지율은 거의 4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LH 사태 이후로는 35%가 붕괴되는가 하면 부정 평가까지 60%가 넘어갈 정도로 철옹성 같은 지지율마저 무너졌다.

여기에 이해찬 전 대표의 ‘부초서천’ 망언이 나왔고, 부산 지역 현역 의원인 박재호 의원이 "부산 사람들이 조중동을 너무 많이 봐서 한심하다"라고 했다. 부산의 일부 사람들은 부산은 공식 선거 유세 기간 시작 전에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참고로 부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지가 전국지 영향력을 초월한 지역으로, 조중동을 다 합쳐도 부산 시내에서는 부산일보 판매부수의 반도 안 된다는 점을 간과했다. 부산시는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두 지역지가 전체 신문 판매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박재호 의원은 부산 국회의원으로서 부산일보는 보고 사냐는 비판을 들었다.

당장 국민의 힘의 전신인 자유 한국당과 미래 통합당이 이부망천, 인천 촌구석 발언 등으로 인천에서 참패한 적을 똑똑히 지켜봤음에도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 캠프는 먼저 사죄를 구하거나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 겸손한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오히려 오세훈 후보가 더 비리가 심하다며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만 운운했다. 토론에서도 박영선 후보 측은 정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내곡동을 시작으로 일명 생태탕, 살바토레 페라가모 구두로 계속 네거티브 공세를 벌였다. 하지만 이런 시도조차도 명확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네거티브에 대한 역풍을 제대로 맞았다. 이는 17대 대선 당시 사실상 여당이었던 대통합민주신당, 그리고 20대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보여준 모습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초반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을 폭로할 당시에는 '오세훈이 시장 재직 당시 직권을 남용해 땅이 수용되게 했다'라는 주장을 골자로 네거티브를 시작했다. 그러나 오세훈 후보는 곧바로 노무현 정부 시절 지구가 지정된 점, 국장 전결 사안인 점 등의 정공법으로 이를 반박하자 LH 사태와 같은 미공개 정보 이용, 직권남용이라는 핵심 전제가 무너졌다. 네거티브의 근간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네거티브 자체가 힘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의 패배 원인을 잘 분석해 2030 남성 청년층을 끌어안는 태도, 래디컬 페미니즘 및 강성 친문, 친북, 혐일 등 극단 세력들과 결별하는 태도,  참신한 대권주자를 발굴하여 차츰차츰 지지율을 회복해야 다음 대선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참고로 국민의힘에서는 태극기 세력과 결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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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일보(http://www.seoul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