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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새벽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을 방문. 우거지를 파는 할머니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둘러주고 있다. ⓒ청와대 |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새벽 급작스레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 무 시래기를 파는 박부자 할머니에게 20년 쓰던 목도리를 선물로 주며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울며 매달리는 할머니에게 다정스럽게 “하루 수입이 얼마 되느냐?”고 물었고 이에 할머니가 “2만원 정도. 많이 팔면 3만원”이라고 하자 20년 쓰던 목도리를 그 자리에서 선물로 줬다.
또한 이 대통령이 “시레기 한 묶음이 얼마냐”면서 4개를 사며 2만원을 주었고 할머니가 안 받겠다고 해 한참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식당으로 이동하면서 “(할머니가) 하도 울어서 마음이 아프다. 상인들 장사하는 데 반가워해서 감사하다”며 농민들에게 이야기했다. 또한 “박부자 할머니가 대통령에게 잘되길 바라며 기도한다는 데 눈물이 난다”며 “그 사람을 위해서 내가 기도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기도하니”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최근 참모들을 질타하며 강한 추진력과 돌파력을 보이던 이 대통령의 모습은 더 없이 따뜻했다고 참가자들은 전했다. 더구나 열댓명만 앉아도 꽉차는 시장통 조그만 국밥집에서 두런두런 농민들·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원래 이런 분”이라는 참모진도 있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이날 ‘시장 방문’은 뜻밖이었다. 청와대가 최근 전대미문의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위기극복, 통합, 현장 등 이른바 ‘3각 행보’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 이 대통령의 시장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동행한 풀기자까지도 장소와 시간을 정확히 알지 못하다가 늦게서야 연락을 받을 정도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민생탐방은 비가 온다는 날씨 소식도 있고 경호와 의전 때문에 3일 늦은 오후까지도 확정되지 않았다가 밤 늦게 결정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핵심 참모는 경제난으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챙기려는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라고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