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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폭탄테러 한국軍(윤장호 병장) 사망

ㅅㅏ진인생 2007. 3. 1. 22:26
아프가니스탄 테러 한국軍 사망

 ‘美부통령 방문’ 극비정보 새… 정확한 시간까지 파악


발행일 : 2007.02.28 / 종합 A3 면 기고자 : 유용원 이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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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쾅!”

27일 오후 2시50분쯤(한국시각·현지시각 오전 10시20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북동쪽으로 50㎞쯤 벌어진 바그람 미 공군기지의 첫 번째 검문소(1번 게이트) 앞에서 잇따라 두 차례 폭발음이 울렸다. 테러범이 일종의 사제(私製) 폭발물인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급조폭발물)를 몸에 감고 있다 터뜨려 큰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사건 당시 상황

폭발물의 화염과 파편은 기지 정문 근처에 있던 한국군 다산부대(건설/공병부대) 소속 윤장호(27) 병장을 덮쳤다. 윤 병장은 이날 바그람 기지 내에 있던 다산부대로 기능공 교육을 받기 위해 찾아온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2명의 정문 출입을 돕기위해 나와 있었다. 윤 병장은 어렸을 때 미국에서 유학해 영어에 능통했다. 이 때문에 기지 경계를 맡고 있는 미군과 기능공 교육을 받는 아프가니스탄 현지인들의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과 안내를 자주 맡았다. 기능공 교육은 다산부대가 현지인들의 인심을 얻기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사업이었다.

이날 기능공 교육을 받기 위해 바그람 기지를 찾은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은 모두 8명. 이 중 6명은 먼저 도착해 다산부대 행정보급관(상사)이 안내해 들어갔고, 윤 병장은 뒤늦게 온 2명을 안내하기 위해 기다리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6명을 먼저 안내해 기지 안으로 들어간 상사는 간발의 차이로 목숨을 구했다.

윤 병장은 폭발 후 미군들에 의해 기지 내 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사건 발생 2시간20분 만인 오후 5시10분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 당시 부대내 미용실에서 일하던 김주태(39)씨는 “테러가 있었다는 방송을 듣고 급히 부대 내 대피소로 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후 식당에 갔더니 모두 식사를 못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있었다”며 “사고 현장인 게이트는 폐쇄됐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는 김주선씨는 “사고후 주민들이 통곡하며 시신들을 메고 가면서 ‘알라’ ‘알라’라고 외쳐 댔다”며 당시의 참혹한 현장을 전했다.

이날 테러로 발생한 40여명의 사상자 중 사망자 미군 1명과 군속 1명은 화물 트럭에 타고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던 중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현지 상점 직원 아즈몰씨는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도 커다란 진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바그람 기지 사령관 제임스 보너(Bonner) 중장은 “테러범이 삼엄한 보안 조치 때문에 기지 내부로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현장에 있던 일부 병사와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테러를 감행한 듯하다”고 말했다.

◆체니 왜 갔나

딕 체니(Cheney) 미 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에서 페르베즈 무샤라프(Musharf) 대통령을 만나 탈레반의 공세 강화에 대한 ‘미국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 뒤 아프가니스탄으로 왔다. 수도 카불을 찾아 하미드 카르자이(Karzai)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만나기 전 그는 바그람 공군기지의 미군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깜짝 방문’을 했다. 기지에서 체니의 일정은 미군 병사들과 아침을 먹고 현지 지휘관들과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결과적으로 이 ‘깜짝 방문’이 애꿎은 한국 병사의 죽음으로 연결된 셈이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오만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큰 폭발음이 들린 뒤 정보 장교들이 찾아와 ‘기지 정문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다’며 나를 가장 가까운 방공호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세프 아흐마디(Ahmadi)는 AP·dpa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체니가 기지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에게 가려고 계획했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퇴역 장성 출신의 정세분석가 탈라트 마수드(Masood)는 “체니 부통령의 기지 방문 시간을 정확히 파악해 폭탄테러 공격이 감행된 것은, 현지 정보기관들이 이미 탈레반과 국제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조직원들에 의해 침투당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다른 대테러 전문가도 “그들은 적어도 체니 방문 수일 전에 정보를 입수한 것이 분명하다. 반나절 정도에 준비할 수 있는 공격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