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ㅏ진인생/DS5ZWK

대한민국0:2스위스 16강 아쉬운 탈락... 본문

요즘 News

대한민국0:2스위스 16강 아쉬운 탈락...

ㅅㅏ진인생 2006. 6. 24. 15:47
작지만 강한 대한민국, 그들의 노력은 빛났다.
[야후!독점 06.24]
 



[야후!독점]
새벽까지 뜬 눈으로 지세우며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 오늘 새벽. 90분간의 사투 속에 간절함을 모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한 국민적 염원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고, 경기는 2-0 스위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부진에 빠졌던 프랑스가 토고를 2-0으로 누르며 결국 우리 대표팀은 1승 1무 1패로 16강에서 좌절해야 했고,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선제골 허용이 발목 잡아

결과적으로 선제골을 허용한 것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족쇄로 작용했다. 전반 22분 센데로스에게 허용한 첫 골은 경기의 흐름을 스위스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결정타가 되었고, 오늘 경기의 첫 번째 분수령이었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세 경기 모두 첫 골을 허용하고 시작했다.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초반에 득점을 기록하며 “아드보 타임” 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던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다소 안타까운 부분. 특히 월드컵에서 한 경기 2득점 이상이 쉽지 않은 우리의 특성상 첫 골 허용은 경기를 풀어가는 데 상당한 장애요소였다.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는 상대 선수의 퇴장이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상대 수비가 퇴장과 바꾼 프리킥이 바로 골로 연결되며 토고는 크게 흔들렸다. 수적 우위를 앞세운 우리 대표팀은 경기를 주도하며, 월드컵 본선 해외 원정 첫 승을 얻어낼 수 있었다.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의 강한 압박과 경기력에 첫 골 실점 이후 이렇다 할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하다가, 후반 중반 이후 체력적 우위를 앞세운 반격으로 동점의 드라마를 이루었다. 슈팅 5개, 유효 슈팅 단 2개에 불과했지만 프랑스와 1-1의 무승부를 기록한 것. 하지만 이 두 경기에서 첫 골을 너무 쉽게 허용했다는 안타까움을 지울 순 없다. 그리고 스위스와의 경기에서도 결국 선제골을 내주고 시작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골 결정력과 수비불안은 해소하지 못해



우리 대표팀은 지난 월드컵과 비교해 수비에서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오랫동안 대표팀의 주장으로 버텨왔던 홍명보의 은퇴 이후, 견고한 수비가 구축되지 못했던 것. 실제로 2002년 월드컵에서 독일에게 패할 때 까지 6경기에서 단 3골만을 허용했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수비가 예전 같이 않았음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 우리 대표팀은 지난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최진철을 복귀시키며 수비를 강화시키려 노력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임 이후 4백과 3백을 오가며 꾸준히 수비 조직력을 키워온 우리 대표팀은 수비적으로 차츰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비교적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공간을 허용하는 문제점은 꾸준히 노출되었다. 한순간에 무너진 집중력이 실점까지 연결되는 장면이 나타나며 아쉬움을 남긴 것. 결국 수비불안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던 것이다.

골 결정력에 관한 부분도 오래된 고민거리였다. 월드컵 같은 세계 대회에서 상대팀과 득점 공방전을 펼칠 전력이 아닌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찬스를 놓치지 않는 기민함과 골 결정력이 절실하다. 하지만 대표팀 부동의 원톱으로 포진하던 이동국이 부상으로 쓰러져 나가며 공격진의 파괴력과 선택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이 급격이 줄어들었다. 이동국의 대안으로 출전한 조재진은 세 경기를 모두 선발 출장하며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쳤다. 토고와의 경기에서는 실망스러웠지만, 프랑스 전 이후 두 경기에서는 장기의 공중볼 장악력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 최전방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였고,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터진 박지성의 골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상대팀의 골문을 가르는 공격력은 제한적이었다.

좌-우에 윙 포워드를 배치하며 쓰리 톱을 가동하는 우리 대표팀은 실질적으로 측면 공격수들을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시키기 때문에 중앙 공격수는 원 톱이나 마찬가지다. 4-3-3, 혹은 3-4-3 전술을 펼친다 해도 그것은 결국 4-5-1, 3-6-1 에 가까운 형태가 된다는 것. 다소는 수비 지향적인 이러한 모습에서 대표팀은 토고, 프랑스전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지만, 본의 아니게 죽음의 조가 되어버린 G조에서 스위스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아야 했다.

안타깝게도 대표팀은 이러한 모습 속에 체력을 바탕으로 많은 운동량을 보였지만 2002년과 같은 압박과 스피드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이 빨리 이루어지지 못했고, 한 골 허용한 상황에서 공격으로 치고 올라가는 역습이 위력적으로 펼쳐지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회택 기술 위원장과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처럼 팀 전지훈련 기간이 1-2주만 더 있었다면 좀 더 나아질 수 있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생기는 부분이다.

 

잊어야 할, 하지만 너무도 억울한 심판의 판정

지난 프랑스전의 판정은 우리에게 나쁠 것이 없었다. 비에라의 헤딩 슛이 이운재의 선방에 막힌 것을 두고 일부 외신에서는 2002년에 이어 한국 대표팀이 심판 판정 덕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비에라의 헤딩이 골로 인정되었다면 초반 두 점 차의 리드를 빼앗긴 우리 대표팀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경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에라의 헤딩에 관한 판정은 설령 오심이었다 해도 충분히 경기 중에 있을 수 있는 판정이었다.

그러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의 수혜자가 된 피파 회장 제프 블레터의 모국 스위스의 경우는 경기마다 스캔들 감이었다.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앙리의 슈팅이 수비수의 손에 맞았지만 페널티 킥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토고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를 페널티박스에서 두 차례나 차징했지만, 경기는 그냥 진행됐다. 스위스의 쾨비 쿤 감독 마저 반칙상황이 맞았다고 술회할만큼 어이없는 판정이 이어지던 스위스의 경기는 우리와의 최종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짐짓 공정하게 진행되는 듯 했던 경기는 우리가 첫 골을 허용한 이후 계속 묘하게 흘러갔다. 프랑스 전에서 핸드링을 범하고도 넘어갔던 뮐러는 또 다시 페널티박스에서 핸드링을 범했지만 주심은 또 다시 보지 못했다. 수비 위주로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던 스위스에게 우리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서기만 해도 주심과 부심은 결사적으로 파울을 선언했다. 명백한 페널티킥도 잘 보지 못하는 심판이 어떻게 그런 모호한 상황은 파울로 집어내는 지 씁쓸함을 넘어서 어이없을 지경이었다.
오심의 절정은 후반 31분. 프라이가 볼을 잡는 순간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며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주심은 인정하지 않았다. 프라이가 볼을 잡아 이운재를 젖히고 슛을 시도하자 오히려 부심이 깃발을 내려버렸다. 스위스의 추가골. 사실상 이 판정 하나로 경기는 물론 우리 대표팀의 2006년 독일 월드컵은 끝이났다.

부심이 깃발을 들었음에도 알 수 있듯이 프라이의 위치는 누가 봐도 명백한 오프사이드. 볼이 투입되는 것 역시 이호의 발을 맞았지만 이호가 후방으로 밀어준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의도와 상관없이 발에 닿고 흐른 장면이기에 당연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심의 위치는 부심의 깃발을 보지 않으려 해도 보이는 대각선 상에 있었고 이호가 볼을 터치하는 장면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위치였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는 골로 뒤바뀌고 말았다.

부심은 주심의 판정을 보조하는 입장이기에 부심이 선언한 판정도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으면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부심이 깃발을 들었다가 내린 장면은 관용을 갖고 이해하라면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순간 부심의 깃발을 무시하고 자신의 판정을 자랑차게 주장한 주심의 독단적인 판정은 무지함인지 기량 미달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블레터 피파 회장이 개입을 했던 안했던 제 3자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우스운 판정이었고, 이번 대회에 나온 가장 어이없는 판정 중에 하나였다.

작지만 강한나라 세계 속의 대한민국



하지만 선수들이 말했듯이 심판 판정도 경기에 일부이다. 애초에 첫 골을 허용하지 않았더라면, 경기 초반 바로 상대 측면을 파고 들어간 이천수의 크로스가 조재진의 머리에만 걸렸더라면, 이 판정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가 앞섰다면 이보다 더욱 엽기적이고 기록적인 오심이 속출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결국 16강은 좌절됐다. 16강 진출로 2002년의 기적이 ‘운’ 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겠다 했지만 결국 이루지는 못했다. 월드컵 해외 원정 첫 승을 이뤘고, 세계 최강 중의 하나인 프랑스도 넘었다. 비록 결정적인 상황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과 펼쳐서 보여준 투지가 피파 회장의 모국 앞에서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1승 1무 1패를 기록한 우리 선수단의 성적표는 자랑스러운 것이다.

23명의 대표 선수 중 대부분이 뛰고 있는 자국리그에 대한 관심이 월드컵 참가국중 최하위 권임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저변과 월드컵 때만 등장하는 폭발적인 축구팬들의 다소는 기형적인 기대 속에서도 대표팀은 최선을 다했다. 2002년 독일과의 경기에서 소진된 체력과 기력으로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무릎 꿇은 뒤 눈물을 흘렸던 이천수는 2006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도 눈물을 흘려야했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포기하지 않는 승부 근성은 분명 대한민국 축구가 얼마나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백이며 증거였다. 조별 라운드에서 무너진 16개 팀들은 나름대로의 많은 사정을 갖고 있다. 어떤 나라는 최후까지 사투를 벌여 안타까움을 안고 돌아서기도 했고, 어떤 나라는 무기력함으로 일관하며 이미 대회 도중에 16강 진출의 기대를 접어버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그 16개 나라 중에서 가장 안타깝고도 억울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 16강에 실패한 16개 나라 중 승점 4점을 기록한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32개국 중 17위라는 말. 16강에 오른 멕시코와 호주는 우리와 같은 승점이다. 물론 축구는 상대적이라 어느 팀과 경기했느냐는 부분이 등장할 수 있다. 대회 전 후 어수선했던 토고와 같은 조이기도 했지만 세계 최강 중의 하나인 프랑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실력보다 더 강한 힘이 되고 있는 피파 회장의 모국이라는 메리트를 안은 스위스와도 같은 조였던 우리 대표팀은 충분히 그들의 능력과 가능성을 과시했다. 독일 월드컵은 7월 10일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결승전이 종료된 후 끝나지만 대한민국의 2006년 월드컵은 오늘 끝이 났다. 이제는 다시 2010년을 준비해야한다. 장한 23명의 우리 태극 전사들에게 전 국민의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끝까지 희망을 갖고 2002년을 제외한 월드컵 중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우리 선수단의 분전은 아마 또다시 “한국 축구, 이대로는 안된다.” 의 슬로건 하에 국내 축구 활성화와 유소년 양성, 유망주들의 적극적인 유럽 무대 진출, 협회 행정의 변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질 것이다. 4년마다 월드컵이 벌어지 듯, 4년마다 똑같이 이어지는 일회성 관심과 헤프닝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정으로 대표팀 위주의 대표팀에만 쏠린 축구에 대한 관심이 장기적이고 꾸준하게 발전될 수 있는 방안으로 이어지기를 또 속는 셈 치고 바래본다.

[야후!독점=박진호 명예기자]